중생구제 지장보살의 오라클

내가 만든 자료에서 내 이름만 빠졌다

내가 만든 자료에서 내 이름만 빠졌다

회의실에서 박수가 났다. 동료가 넘기는 화면에는 내가 밤새 정리한 그래프가 있었다. 발표한 동료의 이름은 적혀 있었지만, 자료를 만든 내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회의가 끝나고 누군가 물었다. 괜찮으냐고.

“같은 팀인데 뭐.”

그렇게 말한 뒤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다.

내가 맡았던 일

저녁에 만난 지장보살에게 자료를 보여 주었다. 나는 굳이 누가 했는지 따지는 사람처럼 보이기 싫다고 했다.

“어느 부분을 하셨습니까?”

“자료 수집하고, 분석하고, 이 그래프까지요.”

“그 말씀을 그대로 전하시면 어떻겠습니까?”

발표한 동료에게 보낼 메시지를 쓰기 시작하자 말이 자꾸 달라졌다. ‘일부러 그러신 건 아니겠지만’, ‘별일은 아닌데’. 지장보살은 기다렸다.

수정본에 적힌 이름

나는 두 문장을 지우고 다시 썼다.

‘오늘 발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제가 담당했습니다. 공유본에는 제 이름과 담당 내용을 추가해 주세요.’

보내고 나니 손끝이 떨렸다. 잠시 뒤 동료에게 수정본이 왔다. 내 이름은 작았지만 내가 맡은 일이 정확히 적혀 있었다.

기분이 한 번에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같은 팀이니까’라는 말 뒤에 숨기지는 않았다.

지장보살이 수정본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그래프는 어떻게 만드신 겁니까?”

나는 자료를 어떻게 모으고 정리했는지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내가 한 일을 빼놓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