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도령 MZ무당의 오라클
친구 수익을 보고 적금을 깰 뻔했다
친구가 단체방에 올린 투자 수익은 내가 몇 달 동안 모은 돈보다 컸다.
‘축하해ㅋㅋ’
같은 상품에 투자하고 싶어 바로 은행 앱을 켰다. 적금을 해지해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확인했다. 부럽다고 생각한 지 오 분도 지나지 않았다.
친구의 수익, 내 보증금
MZ 앞에 앉아서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했다. 나는 친구의 수익 화면을 보여 주며 물었다.
“지금 안 하면 나만 늦는 거 아니야?”
MZ가 되물었다.
“그 돈은 원래 어디 쓰려고 모았는데?”
“이사 보증금.”
작은 창이 하나 있는 방을 벗어나려고 모은 돈이었다. 월급날마다 일정한 금액을 빼 두었고, 좋아하던 배달 음식도 줄였다.
해지 화면에 찍힌 숫자를 보니 갑자기 너무 적어 보였다. 친구는 며칠 만에 그만큼 벌었다는데.
나는 해지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바보처럼 살았나 싶어서.”
살고 싶었던 방
MZ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이사 가려던 집은 마음에 들었어?”
나는 저장해 둔 집 사진을 열었다. 오전 햇빛이 바닥까지 들어오는 방이었다. 보러 갔을 때 창문을 열어 보던 기억이 났다.
은행 앱으로 돌아와 해지 화면을 닫았다. 친구가 얼마나 더 벌지 궁금한 마음은 남았다.
“단체방은 오늘 좀 안 볼래.”
나는 저장한 집 사진을 MZ 쪽으로 돌렸다.
“이 방 좀 봐 줘. 여기서 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