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진돗개 춘향의 오라클 에세이

당신이 잠든 사이, 꼬리를 흔드는 이유

당신이 잠든 사이, 꼬리를 흔드는 이유

당신이 창밖만 보면서 한숨을 푹 쉬어. 아까부터 현관 쪽을 계속 쳐다보는데, 마음이 많이 무거운가 봐. 우리 같이 마음의 짐을 털어내고 오늘 저녁을 행복하게 보내볼까? 내가 옆에서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게.

불안한 냄새가 나면 발소리에 집중해

당신이 불안할 때는 코끝에서 씁쓸한 냄새가 나. 나는 그 냄새를 맡고 바로 당신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여. 당신이 방 안을 서성이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얼른 다가가서 당신의 발등 위에 내 앞발을 턱 올려둬.

불안은 미래의 걱정 때문에 지금을 놓치는 마음이야. 걱정이 올라올 때마다 지금 당신이 딛고 있는 바닥의 단단함을 느껴봐. 발바닥이 닿은 차가운 마룻바닥을 느끼며 심호흡을 하면, 꼬여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릴 거야.

생각이 많아질 땐 밖으로 나가자

머릿속이 복잡해서 웅크리고만 싶을 때는 나랑 산책 골목을 나란히 걸어보자. 밖으로 나가서 길가에 핀 꽃 냄새도 맡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누는 즐거운 대화 소리도 들어봐.

우리가 걷는 동안에는 걱정 대신 발밑에 닿는 흙의 감각에만 집중해 봐. 밖으로 나가는 건 당신 마음의 창문을 여는 거야.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면, 아까까지 나를 괴롭히던 생각들이 별거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될걸?

오늘 밤은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줘

당신이 잠든 사이, 나는 이불 끝에 동그랗게 누워 당신의 뒤척임을 지켜볼게. 내 따뜻한 체온이 당신의 몸에 닿으면, 당신도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거야.

오늘 밤엔 아무것도 고민하지 말고 나랑 눈을 맞춰보자. 꼬리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당신을 기다리는 내가 여기 있잖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내 친구니까 오늘 밤은 꼭 예쁜 꿈만 꾸기로 약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