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신점 명월의 오라클
물건 찾으러 온 거야, 나 보러 온 거야?
헤어진 사람에게서 석 달 만에 연락이 왔다. 두고 간 파란 우산이 아직 있으면, 잠깐 만나서 돌려받고 싶다고 했다.
나는 있다고 답하고 옷장을 열었다. 옷을 두 번 갈아입고 나서야 내가 뭘 기대하는지 알았다.
우산을 돌려주는 자리
약속 장소로 가기 전, 명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우산만 필요한 거면 어떡하지?”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왜 꼭 만나서 달라는 걸까?”
“그건 내가 아니라 그 사람한테 물어야 알지.”
카페에 먼저 도착해 우산을 옆자리에 세웠다. 상대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예전에 좋아하던 옷차림인 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근황을 조금 나눴다. 상대가 우산 손잡이를 잡자, 준비하지 않은 말이 나왔다.
“물건 찾으러 온 거야, 나 보러 온 거야?”
손잡이를 잡은 손이 멈췄다.
“미안. 그런 뜻으로 연락한 건 아니었어.”
얼굴이 뜨거워졌다. 나도 그냥 물어봤다고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조금 기대했어.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어.”
실망한 얼굴 그대로
상대는 더 말을 고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우산을 완전히 넘겨주었다.
혼자 남은 자리에서 명월에게 짧게 보냈다. 우산 때문이었어.
곧 답이 왔다. ‘집에 바로 갈래, 잠깐 올래?’
나는 ‘갈게’라고 썼다. 오늘 실망한 얼굴을 굳이 혼자 감추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