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할머니의 오라클
합격했는데, 가족은 가지 말라고 했다
합격 전화를 받고 케이크를 사 갔다. 다른 도시에서 시작하는 일이었지만, 오래 기다린 자리였다.
엄마의 첫마디는 “꼭 거기까지 가야 하니?”였다. 아빠는 월세부터 물었다. 케이크 상자는 저녁 내내 열리지 않았다.
듣고 싶었던 축하
다음 날 산신할머니에게 한 조각을 가져갔다.
“붙으면 다 좋아할 줄 알았어요.”
할머니는 먼저 축하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어제 참았던 눈물이 났다.
“가고는 싶니?”
“네. 그동안 보조만 하던 일을, 거기서는 제가 직접 맡아 볼 수 있어요.”
“그럼 그 얘기는 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제는 왜 못 가게 하느냐고 따지다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가고 싶은 이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지 말라는 말부터 하지 말고, 뭐가 제일 걱정되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엄마는 혼자 아플 때 찾아갈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회사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과 가까운 병원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엄마는 여전히 걱정된다고 했다.
“응. 그런데 나 거기서 일하고 싶은 이유도 들어 줘.”
이번에는 말을 끊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전화를 끊었을 때 허락을 받은 건 아니었다.
할머니가 케이크를 한 입 먹고 물었다.
“출근은 언제부터니?”
“다음 달이요.”
날짜를 말하니 처음으로 정말 합격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