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할머니의 오라클

쉬는 날에도 ‘죄송합니다’를 보냈다

쉬는 날에도 ‘죄송합니다’를 보냈다

숟가락을 들다가 조금 전에 온 업무 메시지를 발견했다. 쉬는 날이었는데도 반사적으로 답장을 썼다.

‘바로 확인 못 해서 죄송합니다.’

답장이 늦었다는 이유로

산신할머니가 밥그릇을 내 쪽으로 밀었다. 국에서는 아직 김이 났다.

“무슨 일이 났니?”

“파일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네요. 제가 찾아서 보내야 할 것 같아요.”

노트북을 가져오려고 일어났다가 멈췄다. 나는 점심 한 끼를 먹으러 왔고, 가방에는 혹시 몰라 챙긴 업무용 컴퓨터가 들어 있었다.

“지금 안 보내면 곤란한 일이야?”

“그건 안 물어봤어요.”

밥이 식기 전에

나는 필요한 시간을 물었다. 답은 곧 왔다. 내일 회의용이라 오늘 오후 안에만 찾으면 된다고 했다.

‘공유 폴더에 있습니다. 정확한 경로는 두 시에 확인해서 드릴게요.’

그렇게 보내고도 노트북을 꺼내고 싶었다. 지금 해 버리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할머니는 더 말하지 않고 자기 밥을 먹었다. 나는 결국 의자를 당겨 앉았다.

한 숟갈을 뜨고서야 국이 생각보다 매운 걸 알았다. 할머니가 웃으며 물컵을 건넸다.

휴대전화가 한 번 더 울렸다. ‘네, 두 시에 부탁드려요.’

나는 확인했다는 표시를 누르고 밥을 한 숟갈 더 떴다. 이번 숟갈은 식기 전에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