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신점 명월의 오라클

축하한다고 보내고, 네 소식을 숨겼다

축하한다고 보내고, 네 소식을 숨겼다

친구의 첫 책이 나왔다. 표지 사진 아래로 축하 댓글이 끝없이 달렸다. 나도 하트를 누르고 ‘진짜 멋지다’고 썼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고 나서 친구의 소식을 숨겼다.

친구를 축하하는 마음

명월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물었다.

“나 진짜 못됐지.”

말하면서도 변명 같았다. 친구는 잘못한 게 없었다. 나와 같이 글쓰기 수업을 듣던 사람이 꾸준히 써서 책을 냈을 뿐이었다.

“친구 책이 안 팔렸으면 좋겠어?”

“아니. 잘됐으면 좋겠어.”

“그런데 보는 게 힘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 사진을 볼 때마다 몇 달째 열지 않은 내 원고가 생각났다.

“쟤는 진짜 작가가 됐는데, 나는 아직도 쓰고 싶다는 말만 하잖아.”

명월이 내 가방에 삐죽 나온 공책을 봤다.

“그 공책은 아직 들고 다니네.”

내 공책의 다음 줄

집에 와서 공책을 펼쳤다. 마지막 문장은 어색했고,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나조차 잊어버렸다. 지우려다가 앞장을 넘겨 내가 쓰던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친구 소식은 아직 다시 켜지 못했다. 대신 아까 남긴 축하 댓글은 지우지 않았다.

공책을 덮으려다가 한 줄을 더 썼다. 오늘은 그다음 장면이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