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신점 명월의 오라클
헤어졌는데, ‘사랑해’가 도착했다
명월 앞에서 방금 도착한 음성 편지를 재생했다.
“사랑해. 내년에도 우리 같이 있자.”
헤어진 지 넉 달 만에 들은 목소리였다. 심장이 뛰어서 재생 버튼을 다시 눌렀다. 웃는 소리까지, 내가 아는 그대로였다.
알림 아래에는 ‘일 년 전 예약한 음성 편지가 도착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작년 여행에서 서로 녹음하고, 일 년 뒤 받도록 예약해 둔 편지였다.
일 년 전의 목소리
명월은 내가 세 번째로 같은 부분을 들을 때 조용히 물었다.
“언제 녹음한 거야?”
“작년 오늘.”
날짜는 처음부터 봤다. 그런데 목소리가 너무 다정해서, 지금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듣고 싶었다.
오늘 보내지 않은 답장
이번에는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재생했다. 마지막에는 내가 멀리서 빨리 오라고 부르는 소리도 들어 있었다. 상대가 웃으며 ‘갈게’라고 답했다.
“저때는 진짜 좋았는데.”
“그러게. 네 목소리도 신났네.”
명월은 이별한 이유를 다시 묻지 않았다. 나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묻지 않았다. 잠깐은 둘 다 그날이 좋았다는 얘기만 했다.
편지를 별도 폴더에 저장하고, 상대에게 연락하려던 창은 닫았다.
삭제할 자신은 아직 없었다. 그래도 오늘 새로 받은 고백처럼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