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도령 MZ무당의 오라클
사과했는데, 차단당했다
‘네가 서운했다면 미안해. 나도 마감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장이었다. 함께 만든 전시 안내문에서 친구의 이름을 빠뜨렸고, 사과한 뒤 차단당했다.
빠진 이름은 그대로였다
나는 보낸 메시지를 MZ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됐잖아.”
MZ는 내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물었다.
“이름은 고쳤어?”
“아직. 답을 안 하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이름 고치는 데 답장이 필요해?”
나는 전시 계정을 열었다. 친구가 며칠 밤을 새워 만든 작업 사진 아래, 제작자로는 내 이름만 적혀 있었다. 답하지 않는 친구만 탓하느라 그걸 그대로 두고 있었다.
답장을 기다리기 전에
다른 계정으로 연락하려던 화면을 닫고 게시물을 수정했다. 공동 작업자의 이름과 맡은 일을 넣고, 인쇄를 맡은 곳에도 정정본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내가 보낸 사과를 다시 읽었다. 친구의 이름을 빠뜨렸다는 말은 없었다. 내가 바빴다는 설명만 있었다.
메모장에 새로 썼다.
‘네가 한 일을 내 이름으로만 올렸어. 내가 잘못했어.’
이번에는 당장 전달할 방법을 찾지 않았다. 정정한 화면을 확인하고, 아직 남아 있는 안내문 파일을 하나씩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