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한 오디세우스의 오라클
세이렌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약속했다
귀향길에 배의 선장인 오디세우스가 작은 섬을 가리켰다.
“저 섬에 사는 세이렌의 노래는 사람마다 다르게 들려. 가장 간절히 원하는 걸 주겠다고 하지. 하지만 따라간 사람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어.”
그는 얼마나 사람을 홀리는 노래인지 궁금하다며 직접 듣겠다고 했다. 귀를 막는 대신 돛대에 등을 대고 내게 밧줄을 건넸다.
“나를 묶어 줘. 풀어 달라고 해도, 그때는 더 단단히 묶어.”
나는 매듭을 확인하고 귀를 밀랍으로 막았다. 다른 선원들도 귀를 막고 노를 잡았다.
내가 듣고 싶던 목소리
섬이 가까워지자 오디세우스가 몸을 비틀었다. 입 모양을 보니 죽은 동료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가 매듭을 가리키는 순간, 땀에 젖어 느슨해진 내 귀의 밀랍 한쪽이 빠졌다.
“그 녀석이 살아 있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의 외침 뒤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보고 싶었어. 다들 네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어.”
누군지 확인하기도 전에 가슴이 뛰었다.
“여기서는 더 애쓰지 않아도 돼. 네가 바라던 건 전부 여기 있어.”
도착하면 나를 반겨 줄 사람들. 실패할까 봐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 그 말을 조금만 더 듣고 싶었다.
돌아오지 못할 뻔한 곳
어느새 난간을 잡고 있었다. 옆 선원이 내 팔을 붙잡아 당겼다. 그제야 해변에 널린 뼈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귀를 다시 막았다. 오디세우스의 밧줄도 더 단단히 묶었다. 그의 애원하는 얼굴을 이제는 이해할 것 같았다.
섬을 완전히 지나자 귀의 밀랍을 빼고 그의 매듭을 풀었다. 그러고는 망설이다 말했다.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조금만 더 듣고 싶었어요.”
오디세우스가 붉어진 손목을 문질렀다.
“나도 그랬어. 네가 안 풀어 줘서 살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