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 루시퍼의 오라클

축하해. 그런데 배가 아파

축하해. 그런데 배가 아파

행사가 끝난 뒤에도 재킷에 금색 종이 조각이 붙어 있었다. 친구가 큰 상을 받은 밤이었다. 나는 축하 인사를 건넸고 사진도 찍어 줬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는 내 소식이 적힌 메시지만 몇 번 열어봤다.

“솔직히 배 아파. 못됐지?”

루시퍼가 내 어깨의 종이 조각을 떼었다.

“드디어 축사 말고 네 이야기를 하는군.”

그 사람의 무엇이 탐나나

“친구가 잘됐으면 좋겠어. 진짜로.”

“그러면서 네 차례도 왔으면 좋겠고.”

나는 대답 대신 웃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어야 할 줄 알았는데, 입으로 말하니 둘 다 맞았다. 루시퍼는 연회장 쪽 닫힌 문을 돌아봤다.

“상? 돈? 저 박수? 어느 게 제일 탐나지?”

나는 잠시 생각했다. 상금 액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친구에게 곧바로 다음 일을 제안하던 사람들의 얼굴은 기억났다.

“이름을 듣고 먼저 찾아오는 거. 그게 부러워.”

“좋아. 네 욕심이 좀 선명해졌네.”

루시퍼는 내가 작아져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 남들이 볼 수 있는 내 작업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오래 업데이트하지 않은 소개 페이지를 떠올렸다.

축하 뒤에 할 일

휴대전화를 열어 친구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를 봤다. 삭제하거나 더 거창하게 꾸미지 않았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나는 별도의 메모에 공개해도 되는 최근 작업 세 개를 적었다.

“이걸 정리한다고 저렇게 되진 않잖아.”

“물론이지. 그래도 네 이름을 발견할 곳은 생기겠군.”

나는 이번 주말에 작업 소개를 고치기로 했다. 누구에게 보여 줄지도 한 명 적었다. 내 일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장난으로 넘겼던 사람이었다.

“이래도 질투는 남을 것 같은데.”

“남으면 또 봐. 네가 뭘 더 원하는지.”

루시퍼는 금색 종이 조각을 빈 접시에 내려놓았다. 나는 친구와 찍은 사진을 저장한 뒤 메모 화면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축하와 내 다음 일이 나란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