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 루시퍼의 오라클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해 봐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해 봐

텅 빈 홀의 단상에 서서 소개 글을 읽었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루시퍼는 객석 맨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것도 원하겠지. 다른 건?”

“사람들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

“더 정확히.”

“유명해지고 싶어.”

허영을 예쁘게 포장하면

입 밖으로 내고 나니 괜히 객석을 둘러보게 됐다. 루시퍼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팔걸이에 손을 얹고 웃었다.

“이제 들리네.”

나는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반응이 좋았던 말투를 따라 했다고 말했다. 어느새 내 생각보다 사람들이 좋아할 표현을 먼저 찾았다. 최근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믿지 않는 주장까지 단정적으로 썼다.

“그래야 사람들이 봐주니까.”

“주목은 받겠군. 그 말도 네 이름 옆에 남겠고.”

루시퍼는 휴대전화를 내 쪽으로 돌렸다. 아직 올리지 않은 글이었다. 과격한 제목은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너라면 그냥 올릴 것 같은데.”

“내 이름을 알리고 싶은데 남의 목소리를 빌려? 취향에 안 맞아.”

내 이름으로 남길 말

나는 제목부터 다시 썼다. 말을 흐리지는 않았다. 내가 실제로 해 본 일과 그때 내린 판단만 남겼다. 반응을 장담하는 문장은 지웠다.

“이러면 조회 수가 적을 수도 있어.”

“그래. 그래도 올리고 싶나?”

나는 화면을 다시 읽었다. 누가 왜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으면 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할 사람이 많을지는 여전히 몰랐다.

“응. 이 글로 알려지는 건 괜찮아.”

“그럼 네 이름으로 내놔.”

나는 단상에서 내려와 예약 발행 시간을 정했다. 루시퍼는 박수를 쳐 주지 않았다. 대신 다음 글에서도 같은 이름을 쓸 거냐고 물었다.

“쓸 거야.”

빈 홀의 불을 끄기 전, 나는 소개 글 맨 아래에 이름을 다시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