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버스 녹스의 오라클

주 세 번과 월 두 번 사이

주 세 번과 월 두 번 사이

보랏빛 살롱의 시계는 초침 소리가 작았다. 나는 휴대전화 달력을 녹스에게 보여줬다. 나와 연인이 원하는 섹스 횟수를 표시해 놓은 화면이었다. 내 쪽은 주 세 번, 상대는 한 달에 두 번이었다.

“중간으로 맞추면 되는 거 아니야?”

녹스는 빈 날짜를 누르려던 내 손을 잠깐 봤다.

“달력부터 채우면 숙제가 될 것 같은데.”

숫자 다음의 말

“그럼 그냥 덜 원하는 사람한테 맞춰야 해?”

“네 욕구도 말해야지. 서로 왜 그 횟수를 원하는지는 들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횟수가 너무 다르다는 말을 하다 대화가 끊겼다. 연인이 피곤한지, 만나는 날이 부족한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묻지 못했다.

“나는 네가 말한 성욕을 줄여 적고 싶진 않아.”

“그런데 상대에게 부담은 주기 싫어.”

“부담 주고 싶지 않다고 욕구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둘 다 말하자.”

녹스가 달력 화면을 닫고 메모를 켜도 되는지 물었다. 나는 직접 메모장을 열었다. 그는 내가 적을 때까지 기다렸다.

“나는 지금보다 섹스를 더 자주 하고 싶어. 너는 어떤 생각이야?”

“응. 그 정도면 시작할 수 있어.”

평균을 내지 않기로 했다

나는 적어 둔 말을 읽었다. 상대가 덜 사랑해서 그렇다는 문장은 넣지 않았다. 들은 적 없는 이유를 미리 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야기해도 횟수가 계속 다르면?”

“그럴 수도 있어. 그때 둘 다 편한 만남이 가능한지 보자.”

녹스는 시계를 흘끗 봤다. 상담 시간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연인에게 전화하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늘 한 번에 결론 낼 필요는 없어.”

나는 연인에게 통화 시간을 조금 늦춰도 되는지 물었다. 상대는 괜찮다고 답했다.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하려고 살롱 창가 자리를 골랐다.

“숫자 이야기부터 다시 해야겠지?”

“네가 뭘 원하는지부터. 숫자는 그걸 설명하는 한 부분이고.”

달력에 임시로 찍어 둔 중간 횟수를 지웠다. 통화할 질문 한 줄만 화면에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