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도령 MZ무당의 오라클

‘자?’는 오는데, 만나자는 말엔 답이 없다

‘자?’는 오는데, 만나자는 말엔 답이 없다

요즘 마음이 가는 사람은 새벽 두 시에는 답이 빨랐다. 뭐 하냐고, 목소리 듣고 싶다고, 잠들 때까지 통화하자고 했다.

그런데 ‘토요일에 볼까?’에는 하루가 지나도 답이 없었다.

통화만으로는 부족해서

MZ에게 대화창을 보여 주며 말했다.

“원래 낮에 좀 바쁜 사람이라서.”

“그럴 수 있지. 그래서 다른 날은 언제 된대?”

나는 화면을 올렸다. 다음 주는 어떠냐고 물었던 말도, 저녁 한 시간만 보자는 말도 남아 있었다. 날짜가 정해진 적은 없었다.

“통화할 때는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

“그 시간이 좋았던 건 알겠어. 너는 계속 통화만 해도 좋아?”

이번에는 상대 대신 내 생각을 해야 했다. 나는 같이 밥을 먹고 싶었다. 걸으면서 얼굴도 보고 싶었다.

오늘은 먼저 잘게

그날 밤에도 ‘자?’가 왔다. 반가워서 바로 대답하려다가 낮에 써 둔 문장을 보냈다.

‘안 자. 그런데 나는 통화만 하는 것보다 만나고 싶어. 이번 주에 가능한 날 있어?’

잠시 뒤 ‘이번 주는 좀 바빠ㅠ’가 왔다.

나는 또 괜찮다고 하려던 손을 멈췄다.

‘그럼 만날 수 있을 때 날짜를 알려 줘. 오늘은 먼저 잘게.’

불을 끄고도 답이 왔는지 궁금했다. 그래도 오늘은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꽂은 채 침대에 누웠다.